(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AFC U20 아시안컵 4강전 경기장 직관 후기
2023년 AFC U20 아시안컵 개최국은 바로 제가 머물고 있는 이곳 우즈베키스탄입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최국인지 몰랐는데 관심이 없다가 최근 한인회에서 한국전 관람 희망자에게 티켓을 대행서비스를 제공해 준다고 해서 8강 티켓을 예매한 적이 있었습니다.
8강전은 중국과 경기를 했는데, 티켓을 미리 구매놓았다가 당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갑자기 집밖으로 나가기 싫어 그냥 8강 티켓은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다행인지 그래도 연장전 접전끝이 한국이 중국을 3대 1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4강전은 꼭 직관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한인회에서 다시금 경기관람 희망하는 사람에게 티켓예약을 대행해 준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23년 3월 15일(수) 우리나라의 4강 상대는 개최국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여서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사관에서 교민들을 위한 경기장까지 가는 버스차량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편안하게 경기장까지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과 한인회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에서 거주하면서 한인회 주최의 행사는 한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뭔가 교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이벤트나 서비스에 감사함을 크게 느꼈네요.
버스도 경기장 인근에 주차하고 한인 전용길로 안내받아 무사히 경기장에 입성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축구경기장이 여러개가 있는 줄 몰랐네요. AFC 20 아시안컵을 위해 준비된 경기장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있었던 경기장인지 생각보다 경기장 외관이나 퀄리티가 높아서 놀랐습니다.
경기장에 입장하니 우즈베키스탄 홈경기이니만큼 관객석에 자리가 가득 메워져 있었습니다. 함성소리 응원소리도 엄청 났고요. 실력으로는 우리가 분명 우위에 있을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이미 이때부터 뭔가 직감했습니다. 기에 조금씩 눌리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한국 교민들을 위한 좌석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세상에나 제가 앉은 자리가 경기장 바로 앞이었습니다. 이렇게나 가깝게 축구경기를 관람한 적은 처음이네요. 거의 맨 앞자리에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교민들은 약 100여명 조금 넘게 참석했던 거 같은데요.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다들 열심히 응원해 주셨습니다. 물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응원소리에 비하면 한없이 작고 초라했지만요.
아~~ 이렇게 응원하는 우리도 응원소리에 압도되는데 선수들은 정말 오죽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경기는 정말 팽팽하게 진행되었는데요. 골이 하도 안 터져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후반 0대 0으로 끝나고, 연장전까지 갔는데요. 연장도 결국 0:0 으로 끝나서 승부차기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쎄한 느낌이 왔습니다. 승부차기는 우리나라가 먼저 차게 되었는데, 첫 번째 키커에서 이미 실축을 해버렸습니다. 이미 기세 등등한 우즈베키스탄 골키퍼와 응원단들.... 우리 선수들 이미 기에 눌려있었고, 우즈베키스탄 키커들은 우리가 실축을 한 이상 뭔가 더 편안하게 승부차기에 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볼을 차는데오 이미 자신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나라 두 번째 키커도 실축을 하고 결과는 이미 기울어졌다고 생각했어요. 참으로 제가 경기를 직관하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결국 승부차기끝에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에 패하게 되었습니다.
주최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민들 결승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되었으니 한없이 기뻐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그래도 뭐 열심히 뛴 우리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격려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결승에서 이라크와 맞붙는다고 하는데요. 4강에서 일본과 이라크전이 있었는데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다고 하네요.
내심 결승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으면 꿀잼일거라 기대했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우즈베키스탄이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만약 우리나라거 이기게 되었으면, 그것도 뭔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이기게 되었을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나 우즈벡 응원단이 열성적인지... 그래도 우즈베크 경찰들이 안전라인을 잘 지켜주었고 한국 응원단에는 우즈베크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딱 쳐주고 있어서 그래도 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 관람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올때도 안전에 대한 위험은 전혀 느끼지 못했고요. 오히려 경기장에 끝까지 남아 한국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하고 격려해 준 한인분들이 더없이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우리가 졌지만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축하한다는 덕담까지 남기는 우리 국민성이란 너무 멋집니다!
비록 4강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싸워준 한국 대표팀에게 감사와 격려의 응원 보내고 싶습니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은 결승전 우승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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