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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고시(에드센스) 합격과 심경의 변화 그리고 마음다짐

비카스 2023. 4. 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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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블로그를 시작한 지 약 6개월 정도가 흘렀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네이버 블로그를 할지 티스토리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둘다 장단점은 명확했는데, 인터넷에서 후기를 읽다 보니 일반적으로 수익형 블로그를 할 경우 티스토리를 선택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티스토리를 선택하면서 이왕이면 내가 작성한 글이 수익을 가져다준다면 금상첨화겠구나란 약간의 기대도 있었지만,

사실 티스토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인터페이스의 깔끔함이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여러 추억을 공유하는 아내는 내 블로그를 가장 자주 방문하는 구독자다.

그런 그녀는 나에게 왜 네이버 블로그를 안하고 티스토리를 선택했냐고 핀잔을 준다. 

(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쓴 글에 대해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함과 동시에 구글 에드센스를 신청했었다. 승인받기 어렵다는 의미로 에드고시라 불리기도 하던데, 진짜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신청을 했음에도 이유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게 계속 탈락을 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후 거의 자포자기 하고 있을 때 승인이 떨어졌다. 

 

에드센스 승인 메일
에드센스 승인 메일

 

사실 블로그 방문자수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그냥 아무 의미없이 탈락하면 에드센스 요청하기를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다른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도 갑자기 에드센스 승인메일을 받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여러 감정이 들기 시작하면서, 이참에  본격적으로 수익을 한번 만들어 볼까란 가슴 저 한구석에서 욕망이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하면서 누군가는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겠지만, 내 경우는 주제조차도 워낙 생소하기도 하고 방문자 수를 늘리기란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시간이 흐르면서 확고히 자리 잡혀 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배운 여러가지 방법들을 한번 내 블로그에 적용해 볼까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썸네일을 만들고, 내 관심사가 아닌 정보성 글을 작성하고, 황금 키워드를 찾아서 주제를 선정하는 등등.

 

그래서 처음으로 내 글이 아닌 인터넷의 블로거 고수라는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글을 작성했다.

내 블로그가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나름의 관련 키워드를 찾아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이라는 주제로 썸네일까지 만들면서 글을 작성했다.

 

수익에 잠깐 눈이멀어 작성해본 수익형 글수익에 잠깐 눈이멀어 작성해본 수익형 글
수익에 잠깐 눈이멀어 작성해본 수익형 글

 

 

 

그리고 글을 발행했는데, 갑자기 뭔가 맘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내 블로그와는 어울리지 않은 이질적이고 상업적인 느낌. 그냥 내 것이 아닌 스팸광고가 하나 딱 끼어들어간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해야 방문자 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고, 그게 수익과 직결이 된다는데. 이 불편한 느낌 감수하면서까지 수익형 글을 계속 작성 해야할까? 사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한달에 수십만 아니 몇만 원이라도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돈 버는 건 본업에서 만들어 내는 걸로 하고, 그냥 소소한 나의 일상과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 처음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이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예전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을 땐, 웹호스팅 비용까지 내면서 개인 홈페이지를 관리하지 않았던가?

 

이 깔끔한 인터페이스에 웹호스팅비용 없이 무료로 이렇게 내 경험과 이야기를 온라인상에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내 방식대로 꾸준히 블로그 활동을 이어나가는 걸로 다시 마음을 잡아본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과 이야기들, 그리고 지금까지 경험한 세상과 가치관들.

이것들을 하나 둘씩 정리하고,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 나는 충분하다.

 

참고로 잠깐 수익에 눈이 멀어 작성해 본 수익형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다.

(지우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이 글을 보며 다시 마음을 잡기 위해서.)

 

 

2023년 4월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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