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2박 3일 여행기 (Feat. 레기스탄 광장 낮과 밤 꼭 가세요)
우즈벡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타슈켄트에서 고속철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관광지 사마르칸트를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일반적인 관광일정보다는 조금 더 넉넉하게 잡았고, 현지에 도착해서는 차량을 렌트해서 가이드와 동행하며 돌아다녔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하루 일정을 완전히 할애하여 외곽지역 방문을 권유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마르칸트 도시내 핵심 유적지를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 단, 레기스탄 광장의 낮과 밤을 모두 느끼기 위해서라도 1박 2일을 추천드립니다.
[1일차]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까지 차를 타고 이동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가장 편하게 이동하는 방법으로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를 타고 이동했어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요. 보통 고속철도 예약은 한 달 전부터 미리 예약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말이 껴 있고 하면 대부분 매진이 되는 경우 많거든요.
저희는 가격차가 크지 않아 비지니스석으로 예매를 했는데, 비지니스석이 앞뒤 좌석이 더 넓긴 한데 공간보다도 실내 공기의 쾌적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현지 냄새로 고생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하나 대체적으로 고속철은 생긴 지 10년 이채되지 않아서 깨끗한 편입니다.
승무원이 무료로 제공해 주는 간식을 먹으면서 신나게 2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사마르칸트에 도착하였습니다.
기차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 정도였는데, 숙소 체크인 시간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우선 사마르칸트 제국을 건설한 아미르 티무르가 안장되어 있다는 구르 아미르 광장을 우선 방문하였습니다.
1) 구르 아미르 광장 (Go'r Amir Maqbarasi) (방문 추천 : ★★★☆☆)
이곳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광개토대왕과 같이 티무리 제국 건설과 함께 영토확장을 엄청나게 넓히신 아미르 티무르 제국의 창시자가 안장되어 있어 유명합니다. 사실 이곳은 아미르 티무르의 손자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는데요. 아미르 티무르가 손자와 함께 묻히기를 희망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곳에서는 아미르티무르 외 손자와 그리고 스승의 관이 함께 안장되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고 접근성도 좋고, 둘러보는데 시간이 크게 걸리지 않으니 한번 둘러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2) 레기스탄 광장 (Maydoni Rigiston) (방문 추천 : ★★★★★)
레기스탄 광장은 사마르칸트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광장의 규모도 압도적이고 과거 실크로드 시대 때 이곳에서 동서양 각국의 상인들이 무역거래를 했던 유명한 곳이랍니다. 광장 전면을 바라보고 좌측에 있는 건물이 15세기에 지어진 대학 건물로 당시 통치자였던 울르그벡 왕은 교육과 과학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실제 대학의 학장까지 맡았다고 하네요. 우측 건물과 정중앙의 건물은 17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사원으로 사용했다고 해요.
입장료(50,000 숨/인당) 가격이 현지 물가대비 좀 비싼편이라 들어가기를 망설일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역사도 조금 알고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레기스탄 광장은 낮과 밤에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지는데요, 이왕 방문하신 거라면 낮과 밤 분위기 모두를 즐기시기를 추천드려요. 야경 조명도 멋질뿐더러 9시 이후에는 별도의 레이저 쇼와 함께 음악이 나오는데 아랍왕국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조명과 음악이 우리 스타일에는 좀 안 맞을 수는 있어요.
[2일 차]
2일 차에는 사마르칸트 외곽에 위치해 있는 아크 사라이 궁전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사마르칸트 시내에서 거리감이 좀 있고 큰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하는 거라서 차량 렌트를 하지 않으면 방문하기가 어려운 곳인데요. 대략 차량으로 2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던 거 같습니다. 당일치기로 방문하면 하루 시간을 온전히 할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는 곳이에요.
그래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의 이색적인 풍광과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전망은 인상적이었어요.
3) 아크 사라이 궁전(Ak Saray Palace) (방문 추천 : ★★☆☆☆)
아크 사라이 궁전은 아미르 티무르가 제국을 건설하고 살아생전 거주했던 왕궁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고, 또 그 번영했던 제국의 왕궁은 어땠을지 기대하면서 방문을 했습니다.
부지는 베르사유 궁전만치 굉장히 넓었는데요 건물은 몇 개 있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최근에 보수를 마친 이슬람 사원들로 궁전의 잔해는 입구 쪽 일부분만 남아 있어 그 크기로 궁전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정도였어요
남은 부지는 현재 공원화되어 있어, 왕궁의 부지 크기가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할 수 있고요.
이곳에는 아미르 티무르가 살아생전에 만들어 놓은 가묘가 있었는데요. 실제 안장된 곳은 손자가 묻혀있는 사마르칸트 구르 아미르 광장이지만, 이곳에는 가묘가 있어 아미르티무르의 실제 관이나 묻혀있는 공간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헌데 이곳도 관리가 좀 잘 안되고 있어, 이 엄청난 유적지를 관광화시키지 못하는 부분에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예전 구 소련이 아미르 티무르에 대한 역사 지우기에 대한 영향도 크긴 하겠지만요.
이곳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입구 앞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모자나 잡화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 대비 그 품질이 상당했어요. 5만 숨(약 6천 원) 정도에 모자를 하나 구입했는데 아내가 매우 만족해했답니다.
그래도 이 장소가 이슬람교도들에게는 유명한 사원인지 기도시간이 되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기도를 하더라고요. 여기엔 500년 넘은 엄청나게 큰 뽕나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궁전 내부로 들어오면 크게 볼 것 없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고 약 15분 정도를 걸어가 끝에 다다르면 이렇게 아미르 티무르 동상과 궁전의 잔해가 보입니다. 궁전 잔해의 크기는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크고 이것만 봐도 당시 이 궁전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궁전이 부서지지 않고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면 정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을 거라 감히 상상해 봅니다.
외교사절들이 궁전 입구에 들어서기만 해도 이 제국의 파워에 압도당했을 것 같아요.
이곳은 굳이 시간 내서 방문하기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아미르 티무르 제국에 대한 역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번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방문 팁을 드리자면 궁전을 걸어서 다니시기에는 땡볕에 고생하실 수가 있습니다. 안에 전기카트가 돌아다니니 동상까지 갈 때는 걸어서 가고 돌아올 때는 카트를 타고 돌아오시면 좋을 거예요. 요금은 1만 숨 정도면 됩니다.
4) 울르그 벡 천문대(Ulugʻbek rasadxonasi) (방문추천 : ★★☆☆☆)
울르그 벡은 아미르 티무르의 손자로 천문학과 과학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가졌다고 해요. 거의 천문학 연구의 창시자라고도 하고 우리나라 세종대왕이 중국을 거쳐 천문학에 대한 학문의 영향이 갔을 거라고 학자들이 추정하고 있답니다.
이 장소가 공동 무덤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는데 추후에 이 유적지가 발견되어 일부를 복원하였고, 실제 천문대 건물은 부서졌다고 하네요. 옆에 박물관이 있으니 모형으로나마 천문대 모습을 상상해 보실 수 있습니다.
천문대도 시내에 위치해 있으니 시간 되시면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5) 아프로시압 박물관 (방문 추천 : ★★☆☆☆)
아프로시압 박물관에는 우리나라에는 아프로시압 고구려 벽화라고 알려진 벽화가 있어서 유명합니다. 이 벽화를 통해서 과거 고구려에서 아프로시압 왕국에 사신을 보냈고 교류를 있었다는 근거 자료로 많이들 활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방문했을 때도 이 벽화를 보고 갔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문화 공적개발원조(ODA)로 이곳을 지원해 줬다고 합니다. 이곳 올드 타운 자체가 큰 유적지인데 아직 발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해요.
[3일 차]
6) 비비하눔 사원(Bibi-Khanym Mausoleum) (방문 추천 : ★★★★☆)
아미르 티무르의 왕비중에 비비하눔이라는 절세미녀가 있는데 그 왕비의 이름을 딴 사원이라고 합니다. 단 3년 만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실제 건물 대부분은 무너졌고 지금 현재 보수공사가 엄청나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데 사원의 크기와 타일의 화려한 문양이 이목을 끄는데. 시내 중심에 있기도 하고 레기스탄 광장과 가까워서 꼭 방문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관광을 마치고 난 후 바로 옆에 오래된 재래시장이 있으니 함께 방문하기를 추천합니다. 사실 모스크 내부에 구경할 거리가 많다고 보다는 레기스탄 광장에 방문한 김에 함께 보는 걸 추천드려요.
#7) 샤히진다(Shah-i-Zinda Ensemble) (방문추천 : ★★★☆☆)
이곳은 이슬람 메카에 방문하지 못하는 분들이 성지순례로 많이들 찾는다는 장소라고 하네요. 예언자 마호메트의 사촌인 쿠삼 아바바라는 분이 안장되어 있어서 더욱 유명한 거 같습니다. 샤히진다는 살아있는 왕이란 뜻으로 티무르 왕조의 영묘들이 이곳에 모여있습니다. 이곳의 건물과 타일이 아름다워서 한 번쯤 방문하기를 추천드려요.
특이한 점이 건물 내부에는 보통 이슬람 문양을 그림으로 그려 넣는데 이곳은 타일을 붙여놔서 그 화려함을 더하고요. 조로아스터교의 전통 문양들도 곳곳에 보여서 이곳이 시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곳이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8) 기차역 옆 재래시장 (방문 추천 : ★★★☆☆)
사마르칸트는 전통적으로 빵이 맛있다고 합니다. 타슈켄트로 떠나기 전 기차역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어서 사마르칸트에서만 살 수 있는 페스츄리 형식의 라뾰쉬까(전통 빵)를 사 가지고 기차를 탑니다. 위 사진에서 통통한 빵 말고 납작한 빵이 바로 그 빵이니 기회 되시면 사드시길 추천드립니다.
-Written by Bik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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