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예술공연장 알리셔 나보이 극장(Feat. 백조의 호수)
우즈베키스탄에 파견 온 지 약 3개월이 흘렀네요. 컨테이너 이삿짐도 도착했고 조금씩 생활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요.
오랜만에 아내와 밖으로 나들이 겸 며칠 전에 예매해 놨던 발레 공연을 보러 알리셔 나보이 극장을 찾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 문화권이다보니 발레 공연이나 오페라 공연을 자주 하는데요. 타슈켄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페라 극장인 알리셔 나보이 극장(Alisher Nava'i Theater)에서 공연을 합니다. 나보이 극장은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나보이 극장 첫 인상 및 규모
나보이 극장이 오페라 전용 극장이어서 한국의 예술의 전당과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예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오페라를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곳과 비교하면 규모가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개도국에서 이런 극장이 나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알리셔 나보이 극장의 좌석규모는 약 700석이 좀 못 미치는 거 같은데요.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티켓 비용이 가장 싼 맨 끝자리에서도 그래도 공연을 관람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발레 가격 및 예매 방법
티켓 가격은 현지인 공연이냐 러시아 등 외국 유명 무용수들의 초청공연이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5만 숨에서 100만 숨까지 혹은 그 이상까지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ㅇ 알리셔 나보이 공식홈페이지 (https://gabt.uz/en/)
ㅇ 우즈베키스탄 공연 티켓 사이트 (https://iticket.uz/ru)
이번에 저희는 러시아의 유명한 무용수가 타슈켄트에 와서 백조의 호수를 연기한다고 해서 문화공연을 한번 즐겨보고자 조금 비싼 티켓값(1인당 약 100불, R석 기준)을 지불하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위치 및 내외부 모습
알리셔 나보이 극장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관광을 하면서 오고 가다가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건물의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어요. 또 인근에 한국인이 많이 머무는 롯데호텔(5성급)이 위치하고 있어서 출장이나 관광하러 오셔서 이곳을 지나갈 일이 많이 있으실 거예요.
주변에 공원 조성도 잘 되어 있어서 산책으로도 굉장히 추천할 장소입니다.
공연시간은 오후 6시부터였는데요. 여름과는 다르게 요즘 날이 빨리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6시만 되어도 날이 어두워지고 입장객 맞을 준비로 극장 외부 조명이 화려하게 바뀌네요.
내부로 들어와서 오른편에 보면 외투를 맡기는 장소가 있습니다. 보통의 유럽 오페라하우스를 가보면 대부분 이런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요.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방문하셨다면 공연 관람에 불편하실 수 있으니 외투를 이곳에 맡기고 들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VIP 좌석은 예매하지 못하고 러시아 발레단 초청공연이다 보니 가격대가 VIP석 기준 약 150불로 상당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공연을 보려면 가격이 2배는 더 비싸겠지만, 그래도 우즈베키스탄 물가를 생각하면 굉장히 높은 금액이긴 하지요.
좌석 위치 및 공연 시간
저희는 VIP보다는 한 단계 저렴한 티켓으로 약 100불 정도로 중앙에 있는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사실 극장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공연을 관람하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무용수들의 표정과 손끝 발끝 움직임 하나하나를 자세히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까운 곳에서 생동감 있게 공연을 관람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위치였습니다.
공연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해서 끝나는 시간은 오후 9시 정도였으니 약 3시간을 했네요. 백조의 호수는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중간에 한번 쉬는 시간이 약 20분 정도 주어집니다.
이날 공연의 메인 무용수는 러시아의 유명한 발레단 소속 무용수였고 나머지 무용수들은 우즈베크 현지 무용수들이 섞여있었는데요. 확실히 세계적인 무용수와 현지 무용수와의 기량 차이는 비 전문가인 제가 봐도 느껴졌습니다.
참고사항
이곳에서 공연을 관람하면서 조금 신기하면서 불편했던 부분은 공연 관람 도중 사람들이 핸드폰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공연 후반부로 가면서 사람들의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는지 옆사람과 소리 내어 대화하는 모습도 여럿 보였습니다. 아직 공연 에티켓이 조금 부족한 분들이 많은데 이 점은 감안하고 공연을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합 의견
무용수들의 실력과 연출 및 음악 등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고전 발레 공연 중 하나인 백조의 호수 결말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오리지널이 해피엔딩으로 왕자와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이고, 그리고 새드엔딩으로 공주가 호수에 빠져 자살하고 왕자도 따라서 죽는다는 내용 그리고 마지막은 조금 변형된 열린 결말이라고 하는데요.
이날 저희가 본 공연에서의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기분 좋게 끝났습니다.
9시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빠져나오니 이렇게 주변이 어둑어둑 해졌습니다.
11월 타슈켄트의 가을엔 한국에서처럼 낙엽이 바닥에 쌓이고 있네요.
우즈베키스탄에 방문하셨다면 꼭 알리셔 나보이 극장에서 하는 공연을 한번 관람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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