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고대도 시속으로 떠나는 여행 페트라(Petra) (feat. 알카즈네만 보지 마세요)
어린 시절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 최후의 성전 편에서 페트라가 등장한 적이 있었어요. 영화 속에서 페트라가 성배가 보관되어 있는 성전으로 등장해서 이곳의 이미지는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 그린 신비로운 장소중 하나였죠.
요르단이라는 나라 자체가 한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도 아니고, 페트라는 교통편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살아생전 내가 과연 저곳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여행 계획으로 고심하던 중 우리 부부는 2014년 큰맘 먹고 페트라를 가는 것으로 결정하였꼬, 그곳에 실제 방문해서 고대도시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페트라는 기원전 1,400년 즈음에 요르단 남부에 유목민족인 나바테인들이 조성한 고대 도시입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불리기도 한 엄청난 관광지예요. 페트라에 방문하면 아직도 아랍계 유목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3,000년이 지났지만 그 고대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이곳은 정말 다른 어떤 관광지보다 더 특별하단 생각이 듭니다.
페트라로 향하는 길 아랍계 유목민족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 분들은 아직까지 말과 낙타를 타며 유목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고대의 찬란했던 영광과 함께 그 생활습관이 그대로 남아서인지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그저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저와 아내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이방인이 된 채 그 찬란했던 고대도시 페트라 속으로 한걸음 한걸음 들어갑니다.
보통 큰 암벽 사이의 길을 '시크'라고 부르는데요. 시크를 따라서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TV 속으로만 보던 그 유명한 알카즈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인디아나 존스가 된 듯한 기분이에요. 정말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게 설렘 가득하게 만들어주죠. 1812년에 페트라가 발견되었다는데. 그때 발견한 사람 이 길을 지나면서 심장이 터질 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렇게 짧고도 긴 시크를 지나면 눈앞에 페트라의 대표적인 명소 알카즈네(Al-Khazneh)를 마주하게 됩니다. 앞으로 다가갈수록 알카즈네가 점점 크게 다가오는데요. 폭이 30미터에 높이 43미터의 어머어마한 크기에 앞도당합니다. 그리고 이걸 인간이 깎아냈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
알카즈네는 아랍어로 보물을 뜻한다고 하네요. 정말 이곳에 보물이 많이 숨겨져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은데요. 한데 실제 보물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3,000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누군가가 다 가져갔겠지요.
사실 우리에게 페트라라고 하면 항상 알카즈네가 등장해서 알카즈네 자체를 페트라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페트라에는 알카즈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유적군으로 바위 곳곳을 깎아 만든 건물들이 800여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저는 당일치기로 오전 일찍 들어가서 나왔지만, 유럽의 여행자들은 며칠을 페트라에 머물면서 유적군들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관람하더라고요. 사실 페트라 유적지 안으로 들어오려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머무는 기간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집니다. (1일 50JD(약 8만 원), 2일 55JD, 3일 60JD)
저희는 이른 아침 페트라를 방문했는데요. 보통은 관광객들이 1일권을 끊고 알카즈네만 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는 1일권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방문해서 페트라 유적군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유적군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고대도시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끔 하는데요. 낙타와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유목민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저희는 이른 시간에 방문을 하다 보니 여행자들이 별로 없었는데요. 정말 믿기 힘들 만큼 이곳은 어디고 나는 누구인지를 계속 되뇌게 만들어줍니다.
길고 긴 거대 암벽 사이를 지나고 들어온 이 페트라는 고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굉장히 안전했을 것 같고 이 안에서 사람들이 외부 침략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았을 거 같아요.
유적군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 거주했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었고, 이곳이 거대한 도시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중간 고대국가의 군사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연기가 허접하긴 하지만 관광객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은 칭찬해 줘야겠죠. 나날이 연기가 업그레이드되었으면 합니다.
놀라운 풍광과 자연을 즐기면서 걷다 보면 그 끝에는 또 다른 대표적인 유적지 앗데이르가 나옵니다. 앗데이르는 수도원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하나는 보물, 다른 하나는 수도원 헌데 수도원이 페트라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니 좀 뒤바뀐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앗데이르(수도원)까지 걸어서 오는 데는 꾀나 시간이 걸리고 체력도 꾀 필요합니다. 알카즈네에서 앗데이르까지는 약 4km 정도 되는데요. 계단도 여러 개(800여 개 계단)가 있고 길이 좀 험하다 보니 주변 경관을 살피면서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 거 같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이왕 페트라까지 가셨으면 앗데이라까지는 방문하고 돌아오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정 체력이 안되신다 하시면 돈을 조금 더 지불하시고 중간중간 당나귀를 타고 올라가시는 방법도 있고요.
페트라 입구 쪽에 있는 알카즈네만 보고 돌아오시기에는 이 고대도시의 참모습을 보고 느끼기에는 너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루 반나절이겠지만 이 잠깐만이라도 고대왕국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정말 3,00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살아있는 유적지로 이만큼 고대도시 느낌을 잘 간직한 곳은 없을 거예요!
- Written by Bik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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